2002년 4월. 우리가족은 할머니 산소옆 나무밑에 타임캡슐을 묻었어요.

3년 후에 열어보자고 사촌오빠들이랑 나, 그리고 오빠는 편지를 쓰구..

그날의 영수증이랑 명함, 신문, 껌,사탕, 사진, CD,팽이등...

이모부께서 만원짜리 지폐 한장을 넣자 작은 오빠도 따라서

천원짜리 세장을 넣었지요..

작은 오빠는 중간고사가 얼마남지 않아서 오늘 성묘는 안올라고 했는데

타임캡슐안에 3000원때문에 왔대요.ㅋㅋㅋ

이쯤이다 생각해서 계속 오빠들이 번갈아가면서 팠는데 아무리해도

안나오는거예요..

아!! 누가 우리캡슐파갔나??

했더니.. 삽끝이 탁하고 캡슐에 닿는 느낌.. 오 다행이다.

어둠을 뚫고 천신만고끝에 세상에 나온 우리의 타임캡슐은..

나사를 풀고 접착제를 바른 곳을 칼로 갈라내니 ..

드디어.. 개봉박두!! 두두두두두두두~~~~

우와!!

모두다 멀쩡하네요. 그대로예요. 3년동안 비도 오고 눈도 오고..

모진 풍파를 견뎌냈을텐데요..물기하나 없어요.

단지, 흠이 하나 있다면 내가 넣은 사탕이 녹아버렸어요.

우리가 넣은 편지를 모두 돌려보면서 우리는 박장대소!!!

노무현아저씨가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고 한 사람...

우리나라가 월드컵 16강안에만 들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힘들것

같다고 한 사람..

살이 좀 빠졌으면 좋겠다고 한 사람..

너무너무 웃겼어요.

우리는 다시 타임캡슐안에다 전에거는 다 그대로 넣어두고

다시 오늘의 각자가 준비한 편지와 사진, 그리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들은 넣었어요..

3년후에 다시 열어 보기로 하구요.

한마디로 타임캡슐의 재활용이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