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천막 당사를 기억하자`
염창동 새 당사에 '컨테이너 기념관' 설치


오는 16일 84일간의 천막당사 생활을 청산하는 한나라당이 염창동 새 당사로 입주하면서 컨테이너 기념관을 설치한다.

'천막 기념관'을 제안한 심재철 의원은 "차떼기 정당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천막에서 풍찬노숙 하던 어려운 시절을 잊지 말고, 당이 방만해지거나 자만심에 빠지려 할 때마다 스스로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제2 당사'로 이름이 붙여진 천막기념관은 현재 박근혜 대표가 쓰고 있는 컨테이너 등 두 채로 설치된다.

천막기념관 설치 준비팀이 기증품을 접수한 결과, 박 대표는 자신의 집무 책상을, 김형오 사무총장은 쓰던 사인펜을, 전여옥 대변인은 무더위 속에서 사용하던 손부채를 천막당사의 애환을 기억할 만한 물품으로 내놓았다. 또 뙤약볕에 사용하던 선크림, 황사바람을 막던 마스크와 선글라스,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던 양동이도 기증됐다. 한 주부직원은 '엄마 힘내요'라고 쓴 초등학교 딸의 가슴 뭉클한 일기를 기증하기도 했다.

당은 또 천막 당사를 미니어처로 재구성해 전시할 계획도 진행 중이며, 오는 2007년 대선에서 필승하겠다는 직원과 의원들의 각오를 담은 글과 기념품을 타임캡슐로 제작해 비치해 둘 생각이다. 이와 함께 천막기념관을 일반인들에게 개방, 박 대표 책상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고 천막당사 시절의 동영상과 사진을 감상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대선 당시 대기업 등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차떼기' 수법으로 전달받은 검찰수사 결과가 발표되고, 대통령 탄핵안가결 후 지지율이 급전직하로 떨어지자 박근혜 대표는 지난 3월 24일 대국민 사죄 차원에서 여의도 당사 매각을 발표하고 천막당사로 이전했다.

남궁성우 기자

일간스포츠 6월13일 기사